0. 싸피를 도전하기 전의 나
지원을 시작하고 합격까지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때의 자신이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기록이 없으면 알기 힘들다. 다행히 싸피를 도전할 당시 내가 velog에 썼던 글이 존재했다.(지금은 삭제) 나는 [SSAFY 16기 도전] 이라는 글을 5월 16일에 작성했었고, 합격 발표일은 6월 24일이었다.
올해 2월 19일, 나는 인공지능학과를 졸업했다. 물론 실질적인 졸업은 12월이었을 것이다.
1,2월 즈음에는 대학원을 준비(?)했다. 그런데 CV를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내가 4년동안 한 보잘것 없는 것들을 돌아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latex만 만지작 거리고 한 글자도 쓰지 못한 것이다. 3,4월 즈음에는 게임을 했다. 말 그대로 하루종일 게임에 빠져서, 각종 공략글까지 마구 썼다.
5월이 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후기 대학원 지원은 3월까지였다. 나는 왜 9월에 입학이니 6월 쯤까진 놀아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을까? 집에만 있으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정말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단어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뇌가 망가지기도 했다.
정신을 차린 계기는 단순히 밖으로 한걸음 내딛은 것이었다. 유튜브 홍보를 보고 종로의 어떤 부트캠프 OT에 갔는데, 뒷자리 아저씨가 윈도우 로그인하는 방법을 질문하고 계셨다.
"아 나는 생각보다 많은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구나"
즉시 집으로 돌아와서 나의 좌우명을 되짚어 보았다.
1. 나 자신을 잘 돌봐주자. 2. 과거는 지났으며 미래는 바꿀 수 있다. 3. 새로운 것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석사가 되는것도 결국은 취업을 위한 것. 그저 학생이라는 신분을 연장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나는 인생을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1. 에세이 작성
에세이 작성에 정답은 없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싸피는 기업이 아닌 교육기관'이라는 것이다. 싸피는 삼성이 돈을 써가며 운영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므로, 이미 실무에 투입 가능할 정도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가르쳐볼 맛이 나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에세이를 작성할 때 내용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1) 내용적 측면
에세이는 자기소개서이기도 하다. 많은 취업 유튜버가 말하는 것처럼 에세이를 쓸 때에는 GPT 딸깍 하지 말고, 인터뷰와 연계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싸피는 '1년동안' '열심히' '공부할' '교육생'을 뽑는다. 즉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으며,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사람인데,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고 도와주면 잘 할 사람을 뽑는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인터뷰에서도 이런것을 알아보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에세이의 역할은 인터뷰의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다. 내가 열심히 했다고 어필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했던 프로젝트에 대해서 담담하게 팩트를 작성하고, 남는 자리에는 왜 혼자서 공부하는게 힘들었는지를 어필하는게 낫다고 본다.
실제로 내가 제출한 에세이는 '어필'에만 집중해서 '근거'가 부족해 면접 준비 때 많이 아쉬웠다.
2) 기술적 측면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아래 '에세이 안티패턴' 글을 많이 참고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에세이에 '저는'을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주어가 '저' 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에세이 안티패턴
https://codespeed.notion.site/SSAFY-1214cbc8da6d80b987bbc8ce6b1ce831
코드스피드 정보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safy&no=2496
코드스피드가 누군데?
https://codespeed.tistory.com/17
나처럼 정보 찾는다고 이곳저곳 잔뜩 들쑤신 사람은 오픈채팅방에 약간의 반감이 있을수도 있겠다.
명심해라. 감정이 이기게 두지 말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다 이용해라.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라는 말처럼.
INTP 개발자에게는 힘든 덕목이지만 이게 다 사회생활이다.
[ 내 에세이 ]
실험실 모델이 아닌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지원했습니다.
인공지능학과에서 논문을 통해 이론 지식을 배웠으며, XXX 프로젝트 등으로 AI 모델 성능을 향상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논문의 수식을 바닥에서부터 코드로 옮기지 못하거나, 개발한 알고리즘을 실제 환경에 배포하는 데 한계를 겪었습니다. 이를 통해 AI 엔지니어는 기존 모델을 튜닝하는 것에서 나아가 논문을 구현하는 알고리즘 실력, 웹 데모 구축 능력, 외부 서버 관리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함을 절감했습니다.
이러한 실력의 공백을 인지하여 현재 독학으로 자기 계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학습을 넘어 SSAFY의 교육 환경을 활용한다면 필요한 실력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입과 후 알고리즘 문제를 풀며 논문의 로직을 코드로 변환할 기초 역량을 다지겠습니다. 이어서 AI 모델 데모를 보여줄 프론트엔드를 구축하고, 외부 서버 인프라를 제어하여 모델 가동 환경을 구성하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이론에 갇히지 않고, 실제로 서비스를 배포하는 AI 엔지니어로 성장하겠습니다.
[ 면접을 위해 준비했던 1분 자기소개 ]
안녕하십니까, 실험실의 연구를 넘어 실제 작동하는 서비스를 만들 AI 엔지니어 ㅇㅇㅇ입니다.
저는 대학 시절 자연어처리 연구실 학부 연구생으로 참여했습니다. 그곳에서 XXX, XXX 프로젝트를 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코딩 역량이 부족해 모델을 다루지 못하고 데이터 태깅 위주의 작업에 머물러야 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후 개발 역량을 키워 고학년 때는 XXX, XXX, XXX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AI 모델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사용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지식이 없다 보니, 제가 만든 모델이 결국 파이참 안의 프린트로만 남은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보완해 실제 서비스를 배포하는 엔지니어가 되고자 SSAFY에 지원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지식을 적극적으로 배우며, 누구나 데모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교해 보면 무엇을 보완했는지 보일 것이다. 에세이에 더 어필해야 하는 내용이 있고 1분 자기소개는 그 축약판이지만, 자기소개에서는 약점인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보완하였다. 에세이 작성 당시 프로젝트 경험을 하나만 넣은 것은 의도적이었지만, 면접 준비 당시에는 처음부터 에세이에 키워드를 더 넣을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2. 코딩테스트 준비
5월 18일 월요일부터 공부를 시작해 5월 23일 토요일에 코테를 봤다. 솔직히 그 중 이틀은 놀았고 3일은 하루종일 빡세게 공부했다. (공부는 미리미리 하자) 파이썬으로 GPT 딸깍 코딩도 안한지 1년이 넘었던 지라 기초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다.
코테 준비는 반드시 SWEA에서 하고 D1~D3 난이도로 공부하면 된다. 그 이상 난이도는 그냥 입과 후 공부할 것 대비하는 느낌.
- D1은 기초적이라 문법 리마인드 정도만 하고 넘어가서 5문제 정도 풀었다.
- D2는 구현문제 위주로 제미나이, 클로드에게 20문제 추천받아서 풀었다.
- D3부터는 본격적인 알고리즘, 즉 BFS, DFS, DP(손가방 문제) 같은것이 쓰이기 시작하는데, 학교에서 공부한 적이 없어서 처음부터 배우느라 머리가 좀 아팠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이 세 알고리즘 짜는 법을 외울 정도로 공부했다. 미로 문제 같은것을 BFS로도 풀어보고 DFS로도 풀어 보았다.
팁을 주자면, 동점자가 있을 때 알고리즘 시간복잡도가 적은 사람이 윗 순위가 된다. 그러나 자신이 실력에 상당히 자신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무식하고 확실하게 푸는것이 낫다. 나는 2문제 모두 맞출 수 있었는데 (2솔), 괜히 최적화 하겠다고 몇줄 더 썼다 틀려서 1솔이 되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푸는게 가장 좋을 것이다.
3. 인터뷰 준비
6월 1일 월요일 1차 합격 발표 → 6월 2일 화요일 인터뷰 일정 발표 → 6월 8일 ~ 15일 중 인터뷰 (전공자는 월,화,수요일)
앞서 '내가 4년동안 한 보잘것 없는 것들을 돌아보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인터뷰를 준비하며 답변을 해야하는 상황이 오니 무슨 프로젝트를 했는지가 새록새록 떠오르더라. 인터뷰든 면접이든 나를 뽑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과정이고,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자기애가 늘어난다.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인터뷰 내용은 많이들 알겠지만, PT면접 후 발표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고 에세이 기반 기술질문/인성질문이 이어진다. 인터뷰 자체는 전체 10분정도 소요되었다. 어떤 질문이 들어왔는지는 밝힐 수 없고 (나는 삼성에 가고싶기 때문이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작성해 보겠다.
(고백하자면 면접 전에 스벅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전화를 하더라. 감사했다. 그 사람도 붙었을까?)
1차 합격이 나오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면접 스터디를 모집해 총 8명의 사람들을 모았다. 내가 팀장이 된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 사람도 두 분 계셨고, 석사 출신이신 분도 두 분 계셨기에 조금 부담도 되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총 4일간 매일 오프라인으로 스터디를 했고, 원하는 사람끼리 주말에도 모의 면접을 가졌다. 첫날 8명이나 되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하더라. 2일차 부터는 4명씩 나누어 1조, 2조로 진행했다.
면접을 혼자 준비하는 것도 좋겠지만, 스터디를 하면 확실히 좋은 점이 있다. PT면접 준비에 가장 도움이 많이 되고, 모의 면접도 도움이 되고, 여러 사람들과 하다보니 혼자 할 때보다 책임감이 생겨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다음은 내가 당시 안내한 각 날짜별 일정이다.
<6/2 전공자 면접 스터디 일정>
장소 : 스타벅스 ㅇㅇ점 (2층 단체석 예상)
시간 : 오후 1시
준비할 것 : 개인 예상 면접질문, 본인 에세이
(팀 프로젝트 팀원을 구한다고 생각하고 각자 자유롭게 질문)
2회차 : 1분 자기소개 + PT 면접 대비 설명회
- 1분 자기소개 준비해서 피드백해요
- 조원 에쎄이를 읽고와서 자기소개와 연결해서 질문할 거리를 만들어 보세요
- IT기술 예시 : A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블록체인, 모빌리티, 메타버스(게임) +@
- 위 기술이 무엇인지 기술 배경(도입, 개념, 장점)은 모두가 개인적으로 잘 알고 계셔야 해요
- 각자 맡은 IT 분야의 다음 부분을 조사해 주세요
1. 활용 2. 리스크 3. 극복방안 4. 출처/최신 동향 (IT기사 위주로 출처 포함해서 조사 부탁드립니다!)
- 조사한 내용을 내일 스터디에서 발표 후 질의응답, 피드백을 받습니다.
- 피드백 후 내용을 양식에 맞춰 문서화하여 노션에 공유합니다.
- 노션 : link
3회차 : 모의 PT 면접
- PT 면접 문제를 각자 2개씩 만들어와요
- 문제로 쓸 기사를 프린트 해 와주세요
- 다른사람의 기사를 랜덤으로 2개, IT 키워드도 랜덤으로 1개를 뽑습니다
- 기사 둘중 하나를 선택하여 모의 PT면접을 하고, 발표 내용에 대한 Q&A를 진행합니다
- 문제와 면접 내용을 정리해서 노션에 공유해 주세요
- 노션 : link
블록체인 개념 정리 체크리스트
1.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대표적인 것, 암호화폐와 NFT의 차이점을 아는가? (유사질문 : 코인과 토큰의 차이점은?)
2.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가 진짜 현재 블록체인의 문제가 맞는가? (유사질문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차이는?)
3. 작업 증명과 지분 증명의 차이는? (지분 증명 방식이 보안상 더 취약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에 답변이 가능한지)
4. 블록체인의 장점 중 하나인 '투명성'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5. 비트코인 채굴자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심화 : MEV 문제 해결방안)
6. 블록체인의 문제점 중 AI로 해결할 수 있는것은?
4일차 : 최종 모의 면접 (인성면접 + PT면접)
1. PT 면접 문제 2개씩 만들어오기
문제 만들기 팁 - 주요 세계적 문제, 주요 국내 사회문제 소개하는 기사 선정
2. 에쎄이 함께 출력해오기 - 싸피 지원내역 페이지에 있는 인적사항도 적어오기
3. 실전처럼 면접해보기
- 20분동안 PT발표지 작성
- 20분동안 면접 (1분 자기소개 -> 5분 PT발표 -> Q&A -> 에쎄이 기반 인터뷰 순)
- 면접은 2인 1조로 면접관이 되어 진행
- 스터디룸 2개 빌려서 공간 나누면 좋아요
- 촬영 해보면 좋아요
+ 질문 리스트 준비 - 공통 질문 리스트, 개인 질문 리스트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 부디 첫날 활동 전 미리 에세이를 공유하고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준비해오자.
- 모의 PT 면접시 굳이 키워드를 하나 랜덤으로 뽑아야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예를들어 블록체인 기사를 받은 사람이 모빌리티 키워드가 나와서 내용을 적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억지로 연결하는 연습도 창의성 증진에는 좋겠지만.. 기사에 미리 사용할 키워드를 써가서 준비하는걸 추천한다.
- PT 면접 기사는 랜덤으로 뽑는 등 너무 복잡하게 하지 말고, 그냥 옆사람꺼 그대로 받으면 더 편했을 듯 하다.
자랑할 만한 것이 하나 있다면 나는 아는 척 하는것도 좋아하고 학부 연구생 당시 선배님들께 발표 피드백을 잘 해주는 편이었다. 내가 직접 모의 면접 해드린 스터디원 분들은 모두 싸피에 합격했다.
4. 합격 발표 날까지
전공자는 인터뷰를 6월 8~10일에 본다. 그런데 합격 발표는 6월 24일이었다. 발표까지 거의 보름 정도가 걸린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합격 발표 날까지는 코딩 공부를 하라고 했고, 그래서 나도 JAVA를 공부해야 했는데 실제로는 파이썬 공부를 더 했다. 그마저도 6월 22일부터는 결과 발표를 기다리느라 매일 3시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밥도 안먹고 기다리기만 했었다.
이력서를 넣거나 다른 부트캠프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기간은 꽤 정신적으로 힘들다. 인터뷰에서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만약 당신의 멘탈이 강하다면, 알고리즘 공부도 하고 입과 이틀차에 있을 분반 시험 준비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것을 안다. 떨어지면 모든 게 소용 없어질 것 같으니까.
당신이 나같은 백수라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지막 휴일들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5. 합격, 그후

결국 그 치열하다는 서울 캠퍼스에 합격했다. 나 말고는 붙을 사람 없다는 자기세뇌가 통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다. 7월 7일 입과까지 남은 12일, 빨리 java 공부를 시작하고 알고리즘 문제도 풀어야한다. 나는 알고리즘 테스트 B형 합격이 목표니까.
